지금까지 살아온 내 인생의 발자취는 한겨울의 눈밭에 찍힌 발자국처럼 스르르 녹아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다. 내 삶이란 오로지 번식과 양육을 위한 행동 들 뿐이었으니 의미를 부여하는 것조차 부질없는 일이다. 春夏秋冬... 시간은 언제나 그 자리에 서(立)있는데 나만이 홀로 그 시간 속에서 분주하게 오고 가며 서성거렸다. 수많은 인연들을 관리하려는 과욕도 부렸다. 서(立) 있는 시간 속에서 오고 가는 관계는 자연의 한 조각이니 오고 가는 인연을 잡지도 말고 막지도 말아야 했다. 내가 갖지 못한 것을 취하려 허둥대지도 않아야 했다. 그냥 매 순간을 후회 없이 즐기면 되었을 것이다. 대해일적(大海一滴)이었음을 이제야 깨닫는다. 멍하니 하늘을 보며 생각을 비운다. 洗心... 마음을 깨끗이 씻고 빈 의자에 앉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