慈遊到人(자유도인)

松巖 吾,謙螙. 무엇을 사유(思惟)하며 사는가?

만필 잡록(漫筆雜錄)-오겸두

★ 오겸두 문적(文籍) 51

이탈한 자가 문득 / 김중식

이탈한 자가 문득  /  김중식 우리는 어디로 갔다가어디서 돌아왔느냐자기의 꼬리를 물고뱅뱅 돌았을 뿐이다대낮보다 찬란한 태양도궤도를 이탈하지 못한다태양보다 냉철한 뭇별도궤도를 이탈하지 못하므로가는 곳만 가고 아는 것만 알 뿐이다집도 절도 죽도 밥도 다 떨어져빈 몸으로 돌아왔을 때나는 보았다단 한 번 궤도를 이탈함으로써두 번 다시 궤도에 진입하지 못할지라도캄캄한 하늘에 획을 긋는 별,그 똥, 짧지만,그래도 획을 그을 수 있는,포기한 자그래서 이탈한 자가문득자유롭다는 것을 *** 김중식은 1967년 인천에서 태어나 서울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1990년 [문학사상]에 [아직도 신파적인 일들이] 등을 발표하며 시단에 나왔다.시집으로 [황금빛 모서리], 산문집으로 [이란-페르시아 바람의 길을 걷다]가 있다. ..

21C 소확행[小確幸]

21C 소확행[小確幸]                       -송암 오겸두-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떠나고 싶으면 홀연히 떠나고...걱정없이, 먹고 싶으면 먹고빈둥빈둥, 놀고 싶으면 놀고...번거롭게, 술벗 부르지 않고 편안하게, 혼술 한잔 즐기고...남과 나를 비교하지 않아그 누구도 부럽지가 않고...디지털디톡스 해방감으로평온하게 꿈자리에 들고...자연 속에서 평정심으로 삶의 복잡함을 단순화하고...미래에 대한 걱정보다현재의 삶에 집중하고...큰돈 들이지 않고서나에게 작은 선물하고... 싱글벌글 자기돌봄웃으며 번아웃 탈출...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느끼며일상에서 누리는 소소한 즐거움이것이 '작지만 확실한 행복'

50, 그만둔 후의 일상

50, 그만둔 후의 일상 - 太平老人 吾謙螙 - 지나간 청춘 대부분의 시간을 오직 돈을 벌기 위해 살았으나 이제는 여유롭게 유람을 다니고 수시로 친구만나 술 한잔 하니 인생이 아름다워 졌노라. 일터에 갈 필요가 없게 되니 일찍 일어나지 않아도 되며 성공에 연연할 필요가 없어 싫은 사람은 만나지 않으니 걱정거리가 전부 없어졌노라. 그간 일하느라 소홀히 한 집안 청소를 열심히 도우며 모닝커피도 성의껏 타주고 마트에 자주 동행을 하니 마음이 흡족하고 즐겁노라.

나는 누구인가

나는 누구인가 - 오겸두 - 나는 대관절 누구인가? 왜 나에게 이름·주민등록번호만으로 신분을 밝히길 요구할까? 왜 나 자신의 다름을 다르게 인정받기가 그리도 어려운 걸까? 그럼 도대체 나는 누구냐고? 나의 성격은 늘 변화하니 딱히 무어라 말하기가 어려우며, 나의 재주와 능력은 미미하여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하니 내게 온 인연을 그저 조용히 따를 뿐이나 언젠가는 떠나네

몸부림

몸부림 -자유도인 오겸두- 인정받고 싶은 욕망으로 허세를 키우고 처절한 외로움은 취하고도 또 술을 찾네 돈을 위해 스스로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떠날 수 있기를 갈망하여 자유를 원하네 엄습하는 울적함에 세월을 아쉬워 하며 고된 삶 살아내기 위한 몸부림이 처연하다 찰나를 사는 삶인데 찬란하게 살아내길...

주석(酒席)의 자유(慈遊)

주석(酒席)의 자유(慈遊) - 慈遊到人 吾謙螙 - 술자리에서의 자유(慈遊)는 더없이 감미롭다. 즐겁게 놀아보자. 그것이 자유(慈遊) 아닐까? 신나게 놀되 아무렇게나 놀지는 말아야지. 수십 년을 근면성실하게 생업에 충실 했으니 열정적으로 놀아보는 것도 꽤나 창의적인 일이지 않은가. 지구에 온 손님처럼 그저 놀다가 그냥 떠나면 그 뿐.

현실 직시

현실 직시 - 吾謙螙 - 여럿이 어울려 술은 마시고 싶은데 계산할 때 내 돈은 아끼고 싶고, 벗과 돈독한 우의를 다지고 싶은데 돈 꿔 달라고 하면 난처하고, 착하게 살고는 싶은데 나만 바보 되는 것 같고, 여행은 다니고 싶은데 내 시간은 늘 바쁘고, 자신을 낮추며 살고는 싶은데 만만하게 보일까봐 걱정이고, 동무들과 노닥거릴 때는 좋은데 시시로 귀찮아서 나홀로 즐기고, 사랑의 잔소리가 그저 싫진 않은데 이따금은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자유롭고 싶고, 이런즉 어벙해서인가? 쪼잔한건가? 무지몽매한 멍텅구리가 된 건가.

자유인

자유인 - 吾謙螙 - 올바르게 술을 즐길 줄 아는 자는 혼자 마시면 혼자 마시는 대로 좋고 둘이 마시면 둘이 마시는 대로 좋고 무엇이든 있으면 있는 대로 좋고 없으면 없는 대로 연연하지 않으니 이것이 걸림이 없는 자유인 입니다 그들의 비난을 받을 때도 있고 그들의 칭찬을 받을 때도 있지만 그들의 생각일 뿐 개의치 않으니 비난을 받는다고 위축되지 않고 칭찬을 받는다고 들뜨지 않으니 나는 진정한 의미의 자유인 입니다 - 處仁 洗心處 小小樓에서 -

이건 비밀

이건 비밀 - 吾謙螙 - 재산과 유산 사이에서 헤메는가 금붙이도 없고 주식도 없다면 재산이라 할 것이 통 없네그랴 쉬이 팔수도 없는 땅과 집 한 채는 재산이 아닌 물려 줄 유산이로다 돈 벌 때는 아끼느라 못 먹었고 늙으니 이가 션찮어 못 먹는 신세 집도 절도 없는 이 신세는 뭔가 연금으로 버티며 산다는 건 비밀인데 비밀은 가장 소란스럽게 퍼져 나가네

나옹선사(懶翁禪師)의 시

나옹선사(懶翁禪師)의 시 1연靑山兮要我以無語(청산혜요아이무어)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蒼空兮要我以無垢(창공혜요아이무구)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하네聊無愛而無憎兮(료무애이무증혜)사랑도 벗어놓고 미움도 벗어놓고如水如風而終我(여수여풍이종아)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2연靑山兮要我以無語(청산혜요아이무어)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蒼空兮要我以無垢(창공혜요아이무구)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하네聊無怒而無惜兮(료무노이무석혜)성냄도 벗어놓고 탐욕도 벗어놓고如水如風而終我(여수여풍이종아)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법명: 혜근(慧勤) 1320~1376호: 나옹(懶翁)·강월헌(江月軒) 시호: 선각(先覺)여주 신륵사(神勒寺)에서 입적조선 태조의 왕사인 무학대사의 스승 祖師(조사): 석가모니부처님의..

한시(漢詩) / 풍류시(風流詩)

옛적엔 시인이라는 직업인이 따로 있었던 것이 아니고 지식인이 곧 시인 이었다는데,우리도 옛사람들이 지녔던 멋과 풍류를 누려봅시다.성현군자(聖賢君子) 가라사대시(詩)를 읽으면 품성이 맑게 되고 언어가 세련되며 감성이 투명해져서세상물정에 통달하니 재물을 모으는데도 도움이 된다고 하였다.시(詩)를 읽으며 어풍지객(馭風之客)의 흥(興)을 누려라. '독(讀)한 자'가 되라. ㅎ~ 공자 曰不學詩 無以言   시를 배우지 아니하면 말을 할 줄 모르고,不學禮 無以立   예를 배우지 아니하면 세상에 설 수가 없느니라.                    구름은 무심하게 산 위에 떠 있건만                   그대와 나는 둘다 바쁘기만 하구나.                   시를 읊조리며 逍遙遊(소요유) 하세...

말하라 그대들이 아는 것이 무엇인가를

말하라 그대들이 아는 것이 무엇인가를 - 吾謙螙 - 꽃이 활짝 피면 비바람이 불어대고, 보름달 훤히 뜨니 구름이 끼는구나. 세상일이란 게 모두 이런 건가? 탁한 술 한 잔 걸치고 나 홀로 외롭게 웃는 까닭을 그 어느 누가 알아주랴. 이 지구도 궤도를 이탈하지 못하고 가던 곳만 뱅뱅 돌고 있나니 세상사 초탈하여 관심두지 말라하네.

만산홍엽 해군성(滿山紅葉 解裙聲)

만산홍엽 해군성(滿山紅葉 解裙聲)                        - 오겸두 - 수줍은 가을이 꼬임에 넘어간 건붉은 홍등이 온산에 걸려 있어서지간지러운 바람결에 단풍은 사르륵 녹고 먼 곳, 여인의 옷 벗는 소리가 보드랍다 단풍 고운 가을산이 신비로운 건환상적인 분위기가 은밀해서이지막연한 그리움에 심신은 서글퍼지고먼 곳, 여인의 옷 벗는 소리에 저릿하다

아차산성에 올라

아차산성에 올라 송암 오겸두 북소리 함성소리 비명소리 창자가 터지는 전쟁터의 살육 그날의 피냄새가 밴 돌무더기 예나 지금이나 변한 건 없네 일개 필부(匹夫)의 뼈 때리는 한마디 ‘괜한 짓들 하셨네’ 세상일 못 본 척 산굽이 돌고 돌아 무심한 듯 흐르는 한강수야 말하라 이긴 자 죽은 자 다들 어디에 있는지

내가 살아보니까

내가 살아보니까사람들은 남의 삶에 그다지 관심이 많지 않다.그래서 남을 쳐다볼 때는 부러워서든, 불쌍해서든그저 호기심이나 구경 차원을 넘지 않더라.   내가 살아보니까정말이지 명품 핸드백을 들고 다니든,비닐봉지를 들고 다니든중요한 것은 그 내용물이더라.   내가 살아 보니까남들의 기준에 따라 내 목표를 세우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고, 나를 남과 비교하는 것이 얼마나 시간 낭비고,그렇게 함으로써 내 가치를 깎아내리는 바보 같은 짓인 줄 알겠더라.   내가 살아보니까진지하게 놀아서 경험 쌓고내 실속 차리는 것이 더 중요하더라.진정으로 남에 대해 덕을 쌓는 것이결국 내 실속이더라.   내가 살아보니까내가 주는 친절과 사랑은 밑지는 적이 없더라.남의 마음속에 좋은 추억으로 남는 것만큼보장된 투자는 ..

잘 살면서 더 잘 살려고 발버둥치는 친구에게

<잘 살면서 더 잘 살려고 발버둥치는 친구에게> - 겸두 - 돈 버는 자랑하지 말고 돈 쓰며 당당하게 살자. 돈 보다 사람이 먼저이니 돈 앞에 비겁해지지 말자. 잘나간다고 내세우지 말고 삶이 힘들어도 티 내지 말고 친한 친구라고 너무 믿지 말고 안보면 그만이라고 막 대하지 말자. 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