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한 자가 문득 / 김중식 우리는 어디로 갔다가어디서 돌아왔느냐자기의 꼬리를 물고뱅뱅 돌았을 뿐이다대낮보다 찬란한 태양도궤도를 이탈하지 못한다태양보다 냉철한 뭇별도궤도를 이탈하지 못하므로가는 곳만 가고 아는 것만 알 뿐이다집도 절도 죽도 밥도 다 떨어져빈 몸으로 돌아왔을 때나는 보았다단 한 번 궤도를 이탈함으로써두 번 다시 궤도에 진입하지 못할지라도캄캄한 하늘에 획을 긋는 별,그 똥, 짧지만,그래도 획을 그을 수 있는,포기한 자그래서 이탈한 자가문득자유롭다는 것을 *** 김중식은 1967년 인천에서 태어나 서울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1990년 [문학사상]에 [아직도 신파적인 일들이] 등을 발표하며 시단에 나왔다.시집으로 [황금빛 모서리], 산문집으로 [이란-페르시아 바람의 길을 걷다]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