慈遊到人(자유도인)

松巖 吾,謙螙. 무엇을 사유(思惟)하며 사는가?

만필 잡록(漫筆雜錄)-오겸두

★ 일상적 사유(思惟)

✍ 계획하며 살지 않기

松巖/太平居士 2024. 11. 25. 16:33

그것(?)이 이익인지 손해인지 계산(計算·Consideration)하지 않고 경위(涇渭)가 바르게 살았다고 자부하지만, 나의 가장 큰 문제는 항상 계획(計劃·Plan)을 세우고 살아간다는 것이다. 계획을 세우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하니 마음의 여유가 없게 되고, 예상치 못한 난관으로 걱정해야 할 일도 생기니 인생의 즐거움을 느낄 기회가 줄어드는 게 당연지사다.

어린이 놀이터에서 까르르 재밌게 놀고 있는 아이들을 관찰하면 매 순간을 마음껏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어린이는 장차 뭘 해서 먹고 살아야 할지 계획을 세우고 걱정을 할 시기가 아니므로 달성해야 할 목표가 없으니 순진무구(純眞無垢)하다. 천진난만(天眞爛漫)하였던 어린 시절의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으면, 나를 남과 비교하지 않게 되고 부러움이나 지나친 욕심이 사라져 흥겹고 멋들어진 노년의 삶이 지속될 걸로 예상된다.

뒷동산 산책길에 가끔 출몰하는 청설모는 태생적으로 권력·명예·재물에 대한 욕심 자체가 개입되지 않는 삶이므로 계획도 계산도 없음이 당연하다. 인간처럼 밤송이를 주워 군밤장사를 할 것도 아니니 산에 밤송이가 많고 적음을 걱정하지 않을 것이며 미래를 계획하지 않고 그냥 자연스럽게 살 뿐이다. 한낱 미물인 청설모도 그때그때 유연하게 적응하며 사는데 만물의 영장이라고 일컫는 인간은 자신에게 주어진 한정된 시간을 자각하지 못한다. 이 순간을 즐기면 될 터인데 인생의 계획을 세우며 오직 목표를 이루려고 세월을 허비하다가 낙(樂)을 누려보지도 못하고 세상에서 연기처럼 사라지니 안타깝다.

나도 연륜이 어느덧 종심(從心)이 넘었는데... 그냥 살자. 그래, 그냥 자연스럽게 살면 된다.

 

지나간 ‘과거’

저 멀리 사라져 더 이상 나의 것이 아니며,

오지 않은 ‘미래’

나의 능력이 미치지 않는 먼 곳에 있고,

단지 ‘현재’의 시간만이

희망이라는 비장의 무기를 움켜쥐고

지금 내 손안에 있다.

 

화성 서장대에 오르다 관조(觀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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