慈遊到人(자유도인)

松巖 吾,謙螙. 무엇을 사유(思惟)하며 사는가?

만필 잡록(漫筆雜錄)

★ 일상적 사유(思惟)

☆ 남자의 눈물

松巖/太平居士 2012. 9. 25. 12:03

이 시대 남자들은 종족번식에 성공을 하여도, 종족을 유지하기 위한 밥벌이가 녹록하지 않은 세상에 태어났다.

때로는 양심을 팔아 주린 창자를 채우다 보니 가슴에는 큰 눈물주머니가 생겼는데도 마음껏 울 수 있는 권리조차 빼앗겨 버리고, 대개는 술로 눈물을 대신하며 살아간다. 남자는 일생에 단 세 번 만 우는 것이 허락되어 있다니, 이런 천부당만부당한 일이 있는가. 매일 끼니때 마다 영양제 먹듯이 시간 정해서 울어도 시원찮을 판에... 심지어는 '남자가 흘리지 말아야 할 것은 눈물만이 아니다'라고 해우소의 변기에까지 붙어있다. 어쩌라고? 이젠 늙어 오줌발이 약해졌는데. ㅠㅠ

 

이제는 제발 이 세상 남자들 에게도 몇 백 년 참아온 눈물주머니를 터뜨릴 수 있게 해주시라. 지구의 평화와 인류의 행복을 위하여 허공에 울부짖는 무모한 짖은 하지 않을 것이니 안심하시라. 세파의 충격으로 심신에 쌓인 유해독소들을 눈물에 실어 흘려보내련다. 우리의 힘들었던 과거는 과거로 떠나보내고 미래를 향한 새로운 출발을 가다듬으며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웃어보고 싶다.

 

TV속의 감동장면을 보고 눈시울 붉히고, 복날 담장에서 졸고 있는 개새끼가 불쌍해서 훌쩍이고, 늙어버린 고향친구의 멋 적은 웃음을 보며 눈물 짖고, 귓가에 스치는 바람의 노래에도 코끝이 찡해지고, 술잔에 비친 내 모습을 보고 목이 메고, 가솔(家率)들을 먹이기 위해 평생 고생했다는 아내의 위로 한마디에 엉엉 울고 싶다.

가슴을 쥐어뜯고, 땅을 치며 목 놓아 울어도 시원찮은 세상을 살아왔고 지금도 살고 있다.

 

 

엉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