慈遊到人(자유도인)

松巖 吾,謙螙. 무엇을 사유(思惟)하며 사는가?

만필 잡록(漫筆雜錄)

★ 정보*지식 갈무리

겻불과 곁불

松巖/太平居士 2024. 8. 19. 10:53


선비는 아무리 추워도 '곁불'을 쬐지 않는다.
'곁불'을 쬔다는 것은 이익을 취하려고 재력과 권력의 주변에서 어슬렁거리는 행태를 말한다.

'곁불'에 해당하는 권세를 가까이하여 덕을 보려다가 오히려 예상치 못한 화를 당하기도 한다.

학식과 인품을 갖춘 사람으로, 원칙과 신의를 소중히 여기며, 재물을 탐내지 않는 인격체로 존경을 받는 선비가 '곁불'을 쬐려고 주변을 맴돌며 이득을 탐하는 모습은 상상이 불가능한 일이다.

 

양반은 얼어 죽어도 '겻불'은 안 쬔다.
벼의 겉겨인 왕겨 등 곡식의 껍질을 태우는 뭉근하고 힘없는 불을 일컬어 '겻불'이라고 한다.

양반이 '겻불'을 안 쬔다고 한 것은, 자신의 안위보다는 사회의 차별과 배제 속에 고통받고 있는 어려운 처지의 민중을 측은지심으로 돌보는 애민정신을 실천하기 위함이다. 백성이 '겻불'이라도 따뜻하게 쬐게끔 배려하는 마음으로 자리를 비켜주는 것을 도리로 여겨 실행한 것이다.

'양반은 물에 빠져 죽어도 개헤엄은 치지 않는다'라고 하는 속담에서 체면을 중시한 것과는 의미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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