慈遊到人(자유도인)

松巖 吾,謙螙. 무엇을 사유(思惟)하며 사는가?

만필 잡록(漫筆雜錄)

★ 오겸두 문적(文籍)/시가(詩歌) 음송(吟誦) List

한시(漢詩) / 풍류시(風流詩)

松巖/太平居士 2022. 3. 25. 23:56

옛적엔 시인이라는 직업인이 따로 있었던 것이 아니고 지식인이 곧 시인 이었다는데,
우리도 옛사람들이 지녔던 멋과 풍류를 누려봅시다.
성현군자(聖賢君子) 가라사대
詩를 읽으면 품성이 맑게 되고 언어가 세련되며 감성이 투명해져서
세상물정에 통달되니 돈 버는데 도움이 된다고 하였다.
詩를 읽으면서 '독(讀)한 놈'이 되어 어풍지객(馭風之客)의 흥(興)을 누려보시길......
 
공자 曰
不學詩 無以言   시를 배우지 아니하면 말을 할 줄 모르고,
不學禮 無以立   예를 배우지 아니하면 세상에 설 수가 없느니라.


 
                   구름은 무심하게 산 위에 떠 있건만
                   그대와 나는 둘다 바쁘기만 하구나.
                   시를 읊조리며 逍遙遊(소요유) 하세.

긴세월 함께한 동무들이여.
  한가로이 책 읽고
  한가로이 글 쓰고
  한가로운 나그네 되어
  한가로이 노래 부르며
逍遙遊  온 세상을 유유자적 즐기며 노니세

 

♡♥♡

자가 이리 많은 시가 있을 줄이야.
 

閑中(한중)  徐居正(朝鮮)
白髮紅塵閱世間(백발홍진 열세간)  번거로운 속세에 간여하다 백발이 되었네
世間何樂得如(세간하락 득여한)  세상의 그 어떤 즐거움이 한가로움에 비하랴
酌仍步(한음한작 잉한보)  한가로이 시를 읊조리며 한가로이 술마시고 한가로이 거닐며
愛山(한좌한면 한애산)  한가로이 앉아 쉬며 한가로이 한숨 자고 한가로이 산을 즐기네
 
***서거정(徐居正, 1420~1488) : 조선초 문신(文臣). 號 사가정(四佳亭)
 
♡♥♡
 
竹(죽)  /  金炳淵(朝鮮)
化去 (차죽피죽 화거죽)  '대'로 저'대'로 되어가는 '대'로 
風打之浪打 (풍타지죽 랑타죽)  바람 부는 '대'로 물결 치는 '대'
飯飯粥粥生此 (반반죽죽 생차죽)  밥이면 밥, 죽이면 죽, 이'대'로 살아가고 
是是非非付彼 (시시비비 부피죽)  옳다면 옳거니, 그르면 그르려니 저'대'로 두세
賓客接待家勢 (빈객접대 가세죽)  손님 접대는 제 집안 형편'대'
市井賣買歲月 (시정매매 세월죽)  장터의 사고 파는 건 시세'대'
萬事不如吾心 (만사불여 오심죽)  모든 일을 내 마음'대'로 하지 못하느니
然然然世過然 (연연연세 과연죽)  그렇고 그렇고 그런 세상을 그런'대'로 지내세

難貧 (난빈)  / 金炳淵(朝鮮)
地上有仙仙見富 (지상유선 선견부)  지상에 신선이 있으니 부자가 신선일세
人間無罪罪有貧 (인간무죄 죄유빈)  인간에겐 죄가 없으니 가난이 죄일세
莫道貧富別有種 (막도빈부 별유종)  가난뱅이와 부자가 따로 있다고 말하지 말게나
貧者還富富還貧 (빈자환부 부환빈)  가난뱅이도 부자 되고 부자도 가난해 진다오

是是非非(시시비비)  / 金炳淵(朝鮮)
年年年去無窮去 (년년년거 무궁거)  이 해 저 해 해가 가고 끝없이 가네
日日日來不盡來 (일일일래 부진래)  이 날 저 날 날은 오고 끝없이 오네
年去月來來又去 (년거월래 래우거)  해가 가고 날이 와서 왔다가는 또 가니
天時人事此中催 (천시인사 차중최)  천시(天時)와 인사(人事)가 이 가운데 이뤄지네
是是非非非是是 (시시비비 비시시)  옳은 것 옳다 하고 그른 것 그르다 함이 꼭 옳진 않고
是非非是非非是 (시비비시 비비시)  그른 것 옳다 하고 옳은 것 그르다 해도 옳지 않은 건 아닐세
是非非是是非非 (시비비시 시비비)  그른 것 옳다 하고 옳은 것 그르다 함, 이것이 그른 것은 아니고
是是非非是是非 (시시비비 시시비)  옳은 것 옳다 하고 그른 것 그르다 함, 이것이 시비일세

老吟 (노음)  /  金炳淵(朝鮮)
五福誰云一曰壽 (오복수운 일왈수)  오복 가운데 수(壽)가 으뜸이라고 누가 말했던가
堯言多辱知如神 (요언다욕 지여신)  오래 사는 것도 욕이라고 한 요임금 말이 귀신같네
舊交皆是歸山客 (구교개시 귀산객)  옛 친구들은 모두 다 황천으로 가고
新少無端隔世人 (신소무단 격세인)  젊은이들은 낯설어 세상과 멀어졌네
筋力衰耗聲似痛 (근력쇠모 성사통)  근력이 다 떨어져 앓는 소리만 나오고
胃腸虛乏味思珍 (위장허핍 미사진)  위장이 허해져 맛있는 것만 생각나네
內情不識看兒苦 (내정부식 간아고)  애 보기가 얼마나 괴로운 줄도 모르고
謂我浪遊抱送頻 (위아랑유 포송빈)  내가 그냥 논다고 아이를 자주 맡기네
 
  / 金炳淵(朝鮮)
書堂乃早知 (서당 내조지)  내 일찍이 서당인줄은 알았지만
房中皆尊物 (방중 개존물)  방 안에는 모두 귀한 분들일세
生徒諸未十 (생도 제미십)  생도는 모두 10명도 못되고
先生來不謁 (선생 내불알)  선생은 와서 인사조차 않는구나
 
*** 김병연(金炳淵, 1807~1863, 조선 양주)
      자 : 성심(性深)
      호 : 난고(蘭皐)·이명(怡溟)·지상(芝祥)
      일명 : 김난(金鑾, 金蘭)
      가명 : 김삿갓, 김립(金笠)
 
是叭奈落樂(시팔 나락락)
시팔, 나락도 락인가? - 慈遊到人  吾謙螙 지껄임 -

 고려시대의 문호 이규보선생이
만년에 이렇게 읊었다.

靜坐自思量(정좌 자사량)
    조용히 앉아서 혼자 생각해 보니
不若生前一杯濡 (불약생전 일배유)
    살아생전 마시는 한 잔 술이 으뜸이네
我口爲向子姪噵(아구위향 자질도)
    내가 자손들에게 말하노니
吾老何嘗溷汝久(오노하상 혼여구)      
    이 늙은이가 너희를 괴롭힐 날 얼마나 되겠는가
不必繫鮮爲(불필 계선위)
    꼭 고기 안주 놓으려 하지 말고
但可勤置酒(단가 근치주)
    술상이나 부지런히 차려다 주렴.
아!  이 얼마나 소박한 노인의 꿈인가? 
요즘 세상에 어느 자식이 이 소망을 들어 줄 것인가?


死後千秋萬歲之名 (사후천추 만세지명)
不如生時濁酒一杯 (불여생시 탁주일배)
죽은 후에 오랜세월 이름이 전해지는 것이
살아 생전에 마시는 막걸리 한 잔만 못하다

죽은 후 자손들이 철따라 무덤을 찾아와 절을 한들 죽은 자에게 그것이 무슨 소용이 있으며,
세월이 흘러 백여 년이 지나면 어느 후손이 찾아와 성묘하고 돌볼 것이냐?
지금 이 순간만이 내 손안에 있다.


♡♥♡
 
秋日偶成(추일우성)  /  程顥(宋)
閒來無事不從容(한래무사 불종용)  한가로이 일 없으니 조용하기만 하고
睡覺東窓日已紅(수각동창 일이홍)  잠에서 깨니 동창의 해가 이미 붉네
萬物靜觀皆自得(만물정관 개자득)  만물을 고요히 바라보면 저절로 깨닫게 되고
四時佳興與人同(사시가흥 여인동)  사계절의 아름다운 흥취는 누구에게나 같네
道通天地有形外(도통천지 유형외)  도(道)는 천지의 형체 없는 것까지 통하고
思入風雲變態中(사입풍운 변태중)  생각은 바람과 구름의 변화 속에 있네
富貴不淫貧賤樂(부귀불음 빈천락)  부귀에 흔들리지 않고 빈천을 즐기나니
男兒到此是豪雄(남아도차 시호웅)  사나이 이에 이르면 영웅호걸이 아니랴?
 
*** 정호(程顥, 1033~1085):중국 宋代의 대표적인 도학자.
성리학과 양명학의 원류(源流)의 한사람. 字 伯淳, 諡號 純公, 明道先生
 
♡♥♡
 
嘆老歌(탄로가)  / 우탁(禹倬,1263~1342)
한손에 막대기잡고 또 한손에 가시 쥐고
늙는 길 가시로 막고 오는 백발 막대로 치렸더니
백발이 제 먼저 알고 지름길로 오더라
 
♡♥♡
 
人生(인생)  /   -작자 미상-
 
流水不復回(유수 불복회)  흘러간 물은 다시 돌아오지 않고,
行雲難再尋(행운 난재심)  떠도는 구름은 다시 보기 어렵네.
 
老人頭上雪(노인 두상설)  늙은이의 머리 위에 내린 흰 눈은,
春風吹不消(춘풍 취불소)  봄바람이 불어와도 녹지를 않네.
 
春盡有歸日(춘진 유귀일)  봄은 오고 가고 하건만,
老來無去時 (노래 무거시)  늙음은 오면 갈 때를 모르네.
 
春來草自生(춘래 초자생)  봄이 오면 풀은 저절로 나건만,
靑春留不住(청춘 유불주)  젊음은 붙들어도 머물지 않네.
 
花有重開日 (화유 중개일)  꽃은 다시 필 날이 있어도,
人無更少年 (인무 갱소년)  사람은 다시 젊음을 찾을 수 없네.
 
山色古今同 (산색 고금동)  산색은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으나,
人心朝夕變 (인심 조석변)  사람의 마음은 아침저녁으로 변하네.
 
♡♥♡
 


청산도 절로 절로
김인후(金麟厚 1510∼1560) 호 河西
(原文)
靑山도 절로절로 綠水도 절로절로
山 절로절로 水 절로절로 山水間에 나도 절로절로
그 中에 절로자란 몸이 늙기도 절로절로 늙으리다
 
(漢譯)
靑山自然自然 (청산 자연자연)
綠水自然自然 (녹수 자연자연)
自然自然    (산 자연자연)
自然自然    (수 자연자연)
山水間 自然自然    (산수간 아자연자연)
 
(通解)
청산도 절로 절로 녹수도 절로 절로
산 절로 물 절로 산수간에 나도 절로
그중에 절로 자란 몸이 늙기도 절로 절로

 
♡♥♡


山行(산행) / 龜峰 宋翼弼(1534∼1599)
山行忘坐坐忘行(산행망좌 좌망행) 산길 가노라면 쉬는 걸 잊고 쉬노라면 가는 걸 잊네
歇馬松陰聽水聲(헐마송음 청수성) 소나무 그늘에 말 세우니 맑은 물소리 들려오고
後我幾人先我去(후아기인 선아거) 뒤에 오던 사람들 날 앞질러 가네
各歸其止又何爭(각귀기지 우하쟁) 가는 곳 서로 다른데 겨룰 일이 뭐 있는가
 
♡♥♡
 
足不足(족부족) / 宋翼弼(朝鮮)
 
君子如何長自足 (군자여하 장자족) 군자는 어찌하여 늘 스스로 족하며
小人如何長不足 (소인여하 장부족) 소인은 어찌하여 늘 족하지 아니하는가.
 
不足之足每有餘 (부족지족 매유여) 부족하나 만족하면 늘 남음이 있고
足而不足常不足 (족이부족 상부족) 족한데도 부족하다 하면 언제나 부족하다네.
 
樂在有餘無不足 (낙재유여 무부족) 즐거움이 넉넉함에 있으면 부족함이 없지만
憂在不足何時足 (우재부족 하시족) 근심이 부족함에 있으면 언제 만족할까?
 
安時處順更何憂 (안시처순 갱하우) 때에 맞춰 순리로 살면 다시 무엇을 근심하리
怨天尤人悲不足 (원천우인 비부족) 하늘을 원망하고 남 탓해도 슬픔은 끝이 없네.
 
求在我者無不足 (구재아자 무부족) 내게 있는 것을 구하면 부족함이 없지만
求在外者何能足 (구재외자 하능족) : 밖에 있는 것을 구하면 어찌 능히 만족하리.
 
족함과 부족함의 경계는 무엇일까?
 
♡♥♡
 
임제(林悌 1549~1587)
호 : 백호(白湖)
 
나는 그대만 못하고 그대도 구름만 못하네.
구름은 무심하게 산 위에 떠 있건만
스님과 속인은 둘다 바쁘기만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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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말하면 세상이 나더러 미치광이라 하고
입 다물면 바보라 하네
그래서 고개 저으며 떠나가지만
날 알아주는 이 어찌 없으랴
 
♡♥♡
 
황진이(黃眞伊)
 
산은 옛 산이로되 물은 옛 물이 아니로다
주야(晝夜)에 흐르니 옛 물이 있을소냐
인걸(人傑)도 물과 같아서 가고 아니 오노매라

 
♡♥♡
 
송순(宋純 1493~1583)
호: 면앙정(俛仰亭), 기촌(企村)
 
십년을 경영하여 초려삼칸 지어내니
나 한칸 달 한칸에 청풍 한칸 맡겨두고
강산은 들일 곳 없어 둘러놓고 보리라
 
♡♥♡
 
성 혼(成渾 1535~1598)
호: 우계(牛溪), 묵암(默庵)
 
말없는 청산이요 형태 없는 유수로다
값없는 청풍이요 주인 없는 명월이라
이중에 병 없는 이 몸 분별없이 늙으리
 
♡♥♡
 
장군들의 시조(時節歌調)
 
삭풍은 나무 끝에 불고 / 김종서 장군
 
삭풍은 나무 끝에 불고 명월은 눈 속에 찬데
만리변성에 일장검 짚고 서서
긴 파람 큰 한 소리에 거칠 것이 없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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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섬의 밤 / 충무공 이순신 장군
 
물보라 가을 빛 저물어 가니
추위 탄 기러기 떼 높이 날아라
시름겨워 잠 못 드는 이 밤
새벽달은 활과 칼을 사뭇 비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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閑山島歌(한산도가) / 충무공 이순신 장군
 
한산섬 달 밝은 밤에 수루에 혼자 앉아
큰 칼 옆에 차고 깊은 시름 하는 차에
어디서 일성호가는 남의 애를 끊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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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아 녹수야 / 배설 장군(임진왜란, 경상수사)
 
청산아 잘 있었느냐 녹수야 반갑구나
무정한 산수도 이다지 반갑거늘
유정한 님이야 말해 무엇 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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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검을 빼어 들고 / 남이 장군(1441-1468)
 
장검을 빼어 들고 백두산에 올라 보니
대명천지에 성진이 잠겼어라
언제나 남북풍진을 헤쳐 볼까 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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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정가 / 남이 장군
 
백두산 돌은 칼 가는데 쓰여지고
두만강 물은 말 먹이는데 쓰여지네
남아 이십세 나라를 평안케 못하면
후세에 누가 대장부라 부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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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동에 베옷 입고 / 송순 장군(1493-1583)
 
삼동에 베옷 입고 암혈에 눈비 맞아
구름 낀 볕뉘도 쬔 적이 없건마는
서산에 해 지다 하니 눈물겨워 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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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산곡 / 김덕령 장군(임진왜란 의병장)
 
춘산에 불이나니 못 다 핀 꽃 다 불 붙는다
저 산의 저 불은 끌 물이나 있거니와
이 몸에 불 일어나니 끌 물 없어 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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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隋將于仲文詩(여수장 우중문시) / 을지문덕 장군
 
그대의 신통한 계책이 하늘의 이치를 깨달은 듯하고
그대의 기묘한 계략은 땅의 이치를 모두 아는 듯 하네
이미 전쟁에 이겨서 그 공이 높으니
이제 만족할 줄 알고 그만 둠이 어떠한가
 
♡♥♡
 
시제 :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
 
송강 정철[松江 鄭澈](1536-1593)
淸宵朗月 樓頭謁雲聲
(청소낭월 누두알운성)
맑은 밤 밝은 달빛이
누각 머리를 비추는데
달빛을 가리고 지나가는 구름의 소리
 
서애 유성룡[西厓 柳成龍](1542-1607)
曉窓睡餘 小槽酒適聲 尤妙
(효창수여 소조주적성 우묘)
새벽 창 잠결에 들리는
작은 통에 아내가 술을 거르는
그 즐거운 소리
 
백사 이항복[白沙 李恒福](1556-1618)
令人喜聽莫若 洞房良宵 佳人解裙聲也
(영인희청막약 동방양소 가인해군성야)
동방화촉 좋은 밤에
아름다운 여인이 속옷 벗는 소리
 
월사 이정구[月沙 李廷龜](1564-1635)
山間草堂 才子詠詩聲 亦佳
(산간초당 재자영시성 역가)
산간 초당에서 선비가 시 읊는 소리
 
송암 오겸두[松巖 吾謙螙]
滿山紅葉 風前女人解裙聲)
(만산홍엽 풍전여인해군성)
단풍이 붉게 물든 가을날
바람결에 들려오는
'먼 곳에 여인의 옷 벗는 소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