慈遊到人(자유도인)

松巖 吾,謙螙. 무엇을 사유(思惟)하며 사는가?

만필 잡록(漫筆雜錄)

★ 일상적 사유(思惟)

☆ 나이 권력

松巖/太平居士 2023. 8. 16. 13:58

동양에서 오랜 세월동안 나이는 권력이었다. 사회에서 처음만나면 통성명을 하고나서 나이부터 물어보고는 각자의 능력에 관계없이 나이순으로 권력서열을 정한다. 초면에 나이를 묻는 일련의 행위들은 자신의 서열을 확인하는 수단으로서 나이를 묻는 절차가 필요한 것이다. 나이가 어린 사람도 세월만 지나면 아무런 노력 없이도 획득하는 권력이므로 억울하여도 저항하거나 바꾸려하지 않고 순응하며 세월이 가기만을 가다리게 되는 것이다.

특히 한국에서는 독재와 군사정권의 영향으로 개인보다는 조직속의 위계서열을 중시하는 경직된 문화가 우리의 근대역사와 함께 흘러왔기 때문에 나이로 서열을 나누는 한국식 권위주의 서열문화가 깊게 뿌리내리고 있다.

‘나이우선주의’에 갇혀 있는 사람은 자신보다 나이가 어리면 반말을 하는 게 당연하다고 여기지만, 후생가외(後生可畏)라는 말이 있듯이 젊은이는 기력이 왕성하므로 능력을 갈고 닦아서 나이를 뛰어넘어 나보다 높은 서열로 진출할 수 있으므로 경외심(敬畏心)을 갖고 대해야 한다. 후일에 출세한 후배에게 어정쩡하게 존댓말을 하기 보다는 평소에 나이 관계없이 항상 존댓말을 사용하면 교양미 있는 선배로 존중받으며 권력서열에 관계없이 일평생 가깝게 사귀며 잘 지낼 수 있다.

 

사람들이  언성을 높여 다투다가 패배를 직감하면 하는 말이 ‘너 몇 살이야?’ 이다. 왜 자신이 불리하면 ‘너 몇 살이냐’고 소리부터 지를까? 스스로 논리가 부족하여 억지로 나이어린 사람을 윽박지를 때에 '너 몇 살이야?' '어린놈의 새×가 어따 대고 말대꾸야?' 라면서 화제를 바꾸거나 지엽적인 문제를 물고 늘어지는 것이다. 하찮고 사소한 나이 차이에 목숨을 거는 제일 유치하고 치사한 ‘나이권력’ 다툼이 시작된다.

나이는 단지 이 세상에 인간으로 태어나 존재하고 있는 햇수에 불과하며,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아도 먹는 게 나이란 것이다. 나이만 먹는다고 어른이 되지는 않는다. 나이에 상관없이 모두 존중받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며 ‘만 나이 통일법’이 긍정적인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만 나이'로 통일하여 사용하게 되면서 지난달에는 1살 차이였는데 이달에 생일 지나면 같은 '만 나이'가 되므로, 출생년도로 계산하는 나이와 십이지(十二支) 띠는 의미가 없어진다.

젊은 세대에게 나이를 묻는 순간, 노슬아치(노인+벼슬아치)라고 조롱하며 꼰대 취급을 당할 수 있다니 이젠 나이도 함부로 묻지 말고 특히 반말은 하지 말아야한다.

‘너 몇 살이냐?’고 훈계하려고하면 "언제 봤다고 반말이야?" “너는 나이가 몇 년 몇 개월이야?”라고 대들면 망신만 당할 뿐 대책이 없다.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윗세대 선비들은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벗을 허물없이 사귀었다.

지금처럼 정해진 나이에 의무적으로 정규교육을 받는 것이 아니라 형편에 따라 늦게 서원(書院)에 입학을 하였어도 능력이 출중하여 과거급제하면 먼저 졸업하여 벼슬길에 나간다. 능력이 우선인 사회이므로 동문수학(同門修學)한 사이에도 나이에 따른 서열문화나 위계질서가 생길 수 없었던 것이다.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손윗사람에 대한 공경문화가 강하긴 했지만, 친구를 사귈 때 나이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오성 이항복과 한음 이덕형’의 나이 차는 다섯 살이었고, 퇴계 이황(1501~1570)과 율곡 이이(1536~1584)는 서른다섯이라는 차이에도 서로를 벗으로 여겼다.

나이가 어리지만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을 벗으로 사귀며 여생을 즐긴다면 더 무엇을 바라겠는가.

 

나무님, 몇 살이세요?

말대꾸 [명사]

남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그 자리에서 바로 자기의 뜻을 나타냄.

말대꾸’는 논리적으로 분석하면 참 좋은 말이다. 자기의 주관이나 사상을 당당하게 표현하는 단어이다.

‘말대꾸’하며 당당하게 사는 젊은이를 인정하자. 개인의 의사를 존중하는 자유민주주의 사회임에도 불구하고, 나이가 많은 사람이 나이를 권력이라고 착각하고 어린놈이 ‘말대꾸’한다고 호통을 치기도 한다.

나이가 벼슬인가? 부끄러움을 모르는 주책바가지 늙은이가 되면, 젊은이에게 폄하 당하는 수모를 면키 어려울 것이다.

 

 

 

☆ 수명시계

어떤 이가 죽고 난 뒤, 주위사람들이 혀를 끌끌 차며 하는 말을 가끔 접하게 된다. “그 사람 너무 일찍 갔어. 한창나이에 갑자기 죽을 줄 모르고, 비난을 감수하며 벗들에게 밥 한번 술 한번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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