慈遊到人(자유도인)

松巖 吾,謙螙. 무엇을 사유(思惟)하며 사는가?

만필 잡록(漫筆雜錄)

★ 일상적 사유(思惟)

☆ 꿈을 버리니 소리 없이 찾아온 행복

松巖/太平居士 2015. 4. 2. 15:34

스승님께서 말씀하셨다. "세상은 꿈꾸는 대로 열리나니 꿈을 갖으라."

스승님께 여쭙겠습니다.

정말 그런 겁니까? 가 지론(持論)‘그냥 산다.’ 이어서인지는 모르지만 인생의 목표가 없으니 계획을 세우지 않고 그때그때 하고 싶은 걸 하며 잘 사는 사람도 있습니다. 왜 꿈이 있어야 하는 건가요? 제행무상(諸行無常)이라 가르치시고, 마음을 비우기 위해 수행을 하시면서 저에게는 ‘파랑새를 찾아라. 꿈을 찾아라.’ 라고 하시니 혼란스럽습니다.

수십 년 전 작은 개울에 던져버린 저의 꿈은 물길 따라 흘러흘러 깊은 바닷 속에 가라앉아 미동도 하지 않습니다. 그 꿈을 다시 찾아서 뭘 할까요?

스승님, 도대체 꿈이 무엇인가요? 꿈이 없이도 인생의 즐거움을 대충 누리며 살아 왔습니다. 매사 흡족하게 여겨져 더 기대를 걸고 싶은 욕망이 없는데 꿈을 갖으라고 강조하니 번민이 생기는 것입니다.

꿈(目標)이 있으면 이뤄야하니 노력이 있어야하고 때로는 고통도 따를 것입니다. 하지만 꿈(目標)이 없으면 주어진 대로 편하게 살 수 있으며, 처한 상황에 따라 선택의 폭도 넓습니다. 꿈(目標)을 특정(特定)하지 말고 이 일이 닥치면 이렇게 하고 저 일이 닥치면 저렇게 해결하면 걱정이 없습니다.

 

꿈이란 무엇일까? 국어사전에 있는 꿈의 사전적 의미이다.

꿈 : 실현시키고 싶은 희망이나 이상(理想).

바람 : 어떤 일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

기망(冀望) : 앞일에 대하여 좋은 결과를 기대하는 마음.

기망(企望) : 어떤 일이나 대상이 원하는 대로 되기를 바라고 기다림.

기망(祈望) : 원하는 일이 이루어지기를 빎.

기원(祈願) : 원하는 일이 이루어지기를 빎.

갈망(渴望) : 간절하고 애타게 바람.

소망(所望) : 바라고 원함.

소망(素望) : 본디부터의 희망.

소원(所願) : 바라고 원함.

염망(念望) : 간절히 바람.

염원(念願) : 마음속 깊이 생각하고 간절히 바람.

욕망(欲望) : 가지거나 누리고자 간절하게 바람.

원망(願望) : 생각대로 되기를 원하거나 기대함.

의망(意望) : 간절히 바라는 마음.

희망(希望) : 앞일에 대하여 좋은 결과를 기대함.

희원)希願) : 기대하여 바람.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소망(素望)이 나의 꿈이다. 지금 이 자리에서 평온하게 살고 있으니 이미 바라던 꿈이 이루어진 것인데 더 먼 미래를 위한 꿈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더 이상 꿈을 위해 노력해야할 일이 보이지 않는다.

행복을 쫒아 가기만 하면 행복을 가질 수 없다. 우리는 ‘갖고 있지 않은 것’ 또는 ‘갖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만을 쫓으며 살수는 없기 때문이다.

행복은 이미 누리고 있는데 알아차리지 못하고 쫓아가기만 하면 멀리 멀리 날아가 버리는 파랑새가 되고 만다. 이미 가지고 있음을 깨닫는 것은 지금의 환경과 나의 소중함을 깨닫는 것이다. 미래에 지나친 희망을 걸지 않게 되었을 때 현실에 만족하고 행복을 느낀다. 소확행(小確幸 작지만 확실한 행복)은 현명한 대처 방법이다. 진정한 행복이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 아주 사소한 일상 속에 있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꿈을 이루기 위해 무작정 앞만 보고 달리면 주변 환경이 보이질 않는다. 빠른 속도에 지쳐 영혼이 따라오지 못할 수도 있다. 멈춰야 비로소 자신의 길이 보인다. 나의 능력으로 할 수 있고 또 내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분명히 생각해야 한다.

혹자(或者)는 한 가지 꿈을 이루기 위해 모든 고통을 참으며 그 꿈이 실현되기만을 고대한다. 그 꿈이 실현되어도 짧은 기쁨의 시간이 지나가면 또 새로운 꿈이 생긴다. 멈추기가 어렵다. 끝없는 고난의 길 위에서 사는 것이다. 꿈은 인생을 살아가는 자연스러운 과정이어야 하지 꿈에 속박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인생의 진정한 꿈은 현재를 즐기는 것이어야 한다. 꿈을 초월해 현재에 충실한 삶을 살아야 행복을 느낄 수 있다.

 

6살 되던 해의 일이다. 문득 돈오(頓悟)적인 체험을 하였다.

밤새 내리던 장맛비가 잠시 그치고 햇빛이 눈부시던 이른 아침에 집 앞 개울가에 나가 거칠게 흐르는 흙탕물을 바라보았다. 거스를 수 없는 인생의 굴곡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친 물살에 휩쓸려 굴러가는 크고 작은 바위들이 세파(世波)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과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하니 하염없이 눈물은 흐르는데 슬프다는 감정은 들지 않았으니 신기한 일이다.

나의 꿈을 이루기 위해 짧은 인생을 방황하지 않길 다짐하며 흐르는 물에 꿈을 흘려보냈다. 그날 개울물에 흘려보낸 내 꿈은 바다에 당도해 심해(深海) 속에 침전(沈澱)되었을 것이다. 그 후로 나는 꿈을 정하지 않았다.

꿈을 버리니 욕망도 함께 멀어져 마음이 편안하였다. 일신의 영달(榮達)에 급급하지 않았으며, 목표를 정하지 않고 필요할 때 필요한 일을 하며 물 흐르듯이 순응하고 적응하며 살았다.

유비무환(有備無患)이라 하지만 어려움에 미리 대비하지도 않았다. 세상사는 단순한 면이 있어서 아무리 방비(防備)를 해도 일어날 일은 때가 되면 일어나는 것이다. 일이 닥쳐왔을 때 겁먹지 않고 마음만 잘 다스리면 된다. 쓰러지면 툴툴 털고 일어나 다시 걸으면 되는 것이지 주저앉은 채로 땅을 치고 통곡해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

대기업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하여 인연을 따라 흘러 가다보니 소기업에서 근무도 해 보았고 어찌어찌하다보니 작지만 괜찮은 회사의 대표이사를 거쳐 이사회 의장으로 평범하게 살고 있으니, 지금까지는 인생에 순응하며 마음껏 즐겼다고 해도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세상에는 열심히 해도 안 되는 일이 너무 많다. 열 번 찍어 안 넘어 가는 나무도 많다. 오르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한다. 적성이 안 맞고 능력도 안 되면 노력을 해도 안 되는 건 안 된다. 농구선수가 축구하고 축구선수가 야구하겠다면 잘 되겠는가? 괜한 힘 빼지 말고 자신이 즐기면서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승부를 걸어야 성공할 수 있다.

원하는 일을 원하는 시간에 마음껏 할 수 있는 자유를 획득하는 것이 세속(世俗)의 성공기준이다. 지금 자신이 즐겁게 놀 듯이 일하고 있으면 성공한 인생이라고 해야 되지 않겠는가? 현실에 얽매이지 말고 초연(超然)하게 가고 싶은 길을 가라. 누구의 인생이든 결과는 비슷하다. 시간을 길게 보면 생명투쟁에서 이긴 자나 진 자나 별반 차이가 없다. 결국 언젠가는 다 죽는다. 다만, 과정이 중요하다. 과정에 의해 행복이 결정된다.

무량겁(無量劫)에 비하면 백년의 인생은 없는 것과 같으니 결과에 연연하지 말고 그때그때 즐겨야 아름다운 인생이다.

 

 

 

*** 파랑새[ The Blue Bird ]의 의미는 가까이 있지만 깨닫지 못하는 행복이다.

     파랑새는 동양에서 푸른빛이 주는 신비함 때문에 '기쁨'과 '희망'을 상징하고,

    서양에서는 '행운'과 '행복'을 상징한다.

 

*** 파랑새 증후군 :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새로운 이상만을 추구하는 병적인 증세.

                               즉 현실적인 생활방식·감각이 결핍되어 이룰 수 없는 꿈을 뒤쫓는 사람.

 

*** 돈오(頓悟) : 수행의 단계를 거치지 않고, 문득 깨달음에 도달하는 것.

     점오(漸悟) : 순서를 밟아 수행하여 점차 높은 단계의 경지로 나아가 깨달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