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주의와 이기주의는 다르다. 이를 혼동하지 말자.
개인주의는 주변 환경에 피해를 주지 않는 한도 안에서 자신의 생각대로 소신껏 살지만, 이기주의는 개인의 이익을 위해 전체의 손해를 감수해도 된다는 사고방식이기에 타인의 권리를 부정하고 피해를 주면서까지 자신만의 이익을 추구한다.
그 외에도 개인의 권리와 사회의 이익이 대립할 때에 사회의 이익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집단주의도 있다.
개인주의가 극단화 되면 이기주의가 되고, 집단주의가 극단화 되면 전체주의가 되는 부정적인 상황이 생긴다.
이기주의는 사실상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사회 안에서 개인이 이기적으로 행동을 할 경우 사회는 그 행위를 처벌하거나 개인에게 불이익을 줌으로써 이기적 행위가 타인에게 표출되는 것을 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가 되는 것은 집단주의가 극으로 심하게 치우친 전체주의다. 전체주의는 국가전체의 이익을 위해서는 개인의 손해를 감수할 수 있다는 사고방식이다. 국가가 특정한 개인들을 희생시키려고 마음을 먹는다면 개인은 도저히 이를 막을 방법이 없다.
개인의 권리와 사회의 이익이 대립한다면 우선적으로 개인의 권리를 고려하고 보호하여야 한다.
개인은 사회 속에 살고 있긴 있지만, 사회라는 건 단순히 개인들의 집합일 뿐이기 때문이다.
개인주의는 문화다. 자신의 생각이나 행동에 있어서 자기의 믿음·신념이 중요하므로 그 이외의 것이 영향을 미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각 개인이 남의 눈치 보지 않고 자기 뜻대로 즐기며 살면 된다. 단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에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구사회는 ‘개인주의’, 한국사회는 ‘집단주의’'라는 고정관념이 있다.
사실은 한국사회에 두 성향이 공존하므로 더 이상 서구의 시각처럼 한국사회를 집단주의 경향으로만 단정할 수 없다.
한국 사회는 분노가 높은 사회다. 그리고 한국인 중에서도 개인주의 성향인 사람들이 집단주의 성향보다 분노가 더 높다는 분석 결과가 있다. 개인중심 성향이 높을수록 분노를 표출하는 경향이 강하고, 집단중심 성향이 높을수록 분노를 통제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렇다면 한국인은 집단주의 성향이 강하다는데 분노가 높아 보이는 이유는 왜일까? 한국인은 사실 ‘관계주의’이기 때문이다. 관계주의는 내 생각을 인정받지 못할 때 분노한다. 한국인의 정체성은 개인의 가치를 존중하면서도 상호 조화와 공생을 추구하는 '관계주의'이다.
한국은 상황에 맞춰가는 유연성을 갖춘 문화를 가지고 있다. 원칙과 규칙대로만 따라가는 문화는 겉보기에는 능률적으로 보이지만 변하는 형세에 즉시 대처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집단주의 문화가 강한 사회는 매뉴얼이 없는 상황에 취약하지만, 융통성이 있는 한국의 관계주의는 현장적응력에 강점이 있다
특정인을 ‘개인주의 또는 집단주의’라는 식으로 잘못된 범주화와 낙인을 찍는 것을 벗어나야 한다. 서로 간에 틀림이 아닌 다름을 인정하고 더 나은 방법을 찾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산업화에 서양은 200년 걸렸지만 한국은 50년 걸렸다. 4배의 차이라는 것은 세대를 건너뛰어 순간이동을 한 것과 같다. 3대를 건너뛴 형국이니 아버지는 1대가 아니고 3대조인 증조할아버지 격이다. 100년 전의 조상인 3대조를 만난다면 원활한 대화가 될까? 1960년대 이전에 출생한 세대가 3대조 격인 그의 부모와 소통문제가 전혀 없는 것은 산업화가 완성되기 전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고 TV등 가전제품도 없이 배를 곯고 살았던 시절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1980년대 이후 출생한 세대는 성장과정이 전혀 다르다. 사회가 산업화되어 풍요롭게 살았기에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며 자신의 행복을 최우선에 둔다. 힘든 시절을 살았던 노년의 부모가 경제성장의 혜택을 누리며 평온하게 살아온 자식에게 지나온 세월을 이야기하면 GGONDAE(꼰대)의 넋두리로 치부할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 세대 간에 잃어버린 관계를 회복하고 자신의 가치를 찾기 위한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가 집단주의의 부품처럼 살지는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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