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인의 생 (3)
오겸두
아가리엔 비누 거품을 물고
썩은 뼈다귀의 자력에 끌려
미로를 헤매는
개 같은 삶의 행진이 있다
인생의 모서리에
가려운 곳을 비벼대며
생사의 갈림길임을 모르고
작은 행복이라 여긴다
뿌연 담배 연기가
전장의 포연처럼 흩날리는
각진 작은 공간에서
네 발바닥을 비벼대며
스스로를 위안하는 비굴한 인생들
숨 막히도록 쓸쓸한 주일(酒日) 끝 시간에
나와 지구의 종말이 일치함을 아는 냥
썩은 물의 흥겨움에 젖어
오늘도 몸통을 갉아 먹는 生 生 生
먼 곳의
시계 초침이 작게 작게 짹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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