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일체를 지배한다고 생각되는 초인간적인 힘이 운명이라고 한다.
운명은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생(生)에서 몰(沒)까지 이미 정해져 있는 것이다.
타고났기에 발버둥치고 거슬려봐야 바뀌지 않는다. 자신의 의지와는 전혀 관계없이 가난뱅이의 집안이든 재벌가의 집안이든 선택의 기회도 없이 이생에 와서 살아가게 된다. 그렇지만 재벌집안이든 가난한 집안이든 그 조건이 행복의 척도가 되지는 않는다. 재벌가에 태어나 풍요로운 생활을 하면서도 삶이 고통스러워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도 있고, 가난한 집안에서 경제적으로는 힘이 들어도 매사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행복하게 사는 사람도 있다. 어느 경우이든 각자의 능력으로 획득한 것이 아니니 운명이다.
당첨확률을 연구하며 매회 복권을 사도 안 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어쩌다 좋은 꿈 한 번 꾸고 당첨되는 사람이 있으며, 당첨사실을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도 있으니 운명이 아니고는 설명하기가 어렵다. 고액의 연봉을 받는 친구가 평생 부채에 허덕이며 살아가고 있다. 주식투자에 실패를 했거나 주색에 빠지거나 도박을 한 것도 아니고, 벗들에게 술 한 잔 안사면서 사치를 모르고 몇 년씩 누덕누덕 옷으로 버티고 사는데도 살만하면 돈이 나갈 일이 생긴다. 이 친구는 평생을 그렇게 살다가 생을 마감할 운명일지도 모른다. 타고난 재능도 마찬가지다. 음악을 하는 사람 중에도 뛰어난 재능의 보유여부와는 관계없이 대중의 인기를 얻어 부와 명성을 얻는 사람이 있고, 인생을 걸고 평생 혼신의 노력을 다해도 무명으로 힘들게 마감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것이 운명이다. 운명의 장난(?)이다.
운명에 굴복하지 말고 스스로 노력하여 개척하면 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지당하신 말씀이긴 하다. 그 사람은 자신이 개척해 나갈 운명을 타고 태어났으니까 거친 세파에 도전하여 성공을 한 것처럼 보일 뿐이다. 반면에, 각고의 노력을 다하여 도전하는데도 천운이 따라주지 않아 실패의 연속인 운명도 있다. 병인양요, 신미양요, 일제강점, 6.25, 5.16쿠데타, 12.12군사반란, IMF외환위기 등등 운명의 조건들을 각 개인이 어쩌란 말인가? 노력해서 될 일이 아니다.
운명은 거역하지 말고 순응해야할 이유가 분명히 있다. 그래야 마음이라도 편하다. 거역도 순응도 타고난 운명이 아닐까? 증명할 수 없는 난제다. 어찌되었든 마음을 즐겁게 해야 한다. 그것이 아름다운 인생을 사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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