慈遊到人(자유도인)

松巖 吾,謙螙. 무엇을 사유(思惟)하며 사는가?

만필 잡록(漫筆雜錄)

★ 건강관리/정신건강

연민 피로증

松巖/太平居士 2019. 8. 29. 13:16

연민 피로증

 

공감 능력이 남달라 타인의 고통에 쉽게 전염되어 정서적으로 고갈되고 공허감에 시달리는 증상.

분노, 배신감, 절망 등 타인의 부정적인 감정에 동화 되어 자신도 차츰 우울한 사람이 된다.

번아웃증후군과 유사하다.

 

 

고독  <엘라 휠러 윌콕스>

 

웃어라,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만 울 것이다.

낡고 슬픈 이 땅에선 환희는 빌려야만 하고,

고통은 그 자체만으로도 가득하니까.

노래하라, 언덕들이 응답하리라

탄식하라, 허공에 흩어지고 말리라

메아리들은 즐거운 소리에 춤을 추지만,

너의 근심은 외면하리라.

 

기뻐하라, 사람들이 너를 찾으리라;

비통해하라, 그들은 너를 떠날 것이다.

사람들은 너의 즐거움을 원하지만

너의 비애는 필요로 하지 않는다.

즐거워하라, 그러면 친구들이 늘어날 것이다;

슬퍼하라, 그러면 그들을 다 잃고 말 것이다.

네가 주는 감미로운 술은 아무도 거절하지 않지만,

그러나 너 홀로 인생의 쓴 잔을 마셔야 한다.

 

축제를 열라, 그럼 너의 집은 사람들로 넘쳐나리라;

굶주리라, 세상이 너를 외면할 것이다.

성공하여 베풀라, 그것이 너의 삶을 도와주리라,

하지만 아무도 죽음은 막지 못한다.

즐거움의 방들엔 여유가 있어

길고 귀족다운 행렬을 들일 수 있다.

하지만 좁은 고통의 통로를 지날 때는

우리 모두는 한 줄로 지나갈 수밖에 없다.

Ella Wheeler Wilcox(1850-1919)는 미국의 시인이다. 이 시의 영감은 메디슨에서 열린 주지사 취임 축하 무도회에 참석하기 위해 여행할 때 찾아왔다. 그녀가 기쁜 마음을 안고 가던 기차안에서 검은 옷을 입은 젊은 여성과 같이 앉게 되었다. 그 여성은 눈물을 흘리며 계속 흐느꼈고, 엘라 휠러는 여행 내내 그녀를 위로해야만 하였다. 취임식 행사장에 도착했을 때 시인은 기분이 우울해져서 누구와도 어울릴 수 없었다. 거울에서 자신의 얼굴을 보았을 때 시인은 갑자기 슬픔에 잠긴 과부가 떠올랐다. 그 순간 시인은 '고독'의 도입부를 써 내려갔다. 시인은 이 시에서 운명에 맞서 당당하게 설 것을 주문한다. 우리가 발붙이고 사는 이곳은 낡고 슬픈 세상이다. 울고 탄식하는 이들이 도처에 있다. 하지만 그 자리에 머물러 있으면 안 된다. 고난과 슬픔을 디딤돌로 삼아야 하고 비통한 아픔을 노래로 승화시키라고 말한다. 문을 닫고 스스로 외톨이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이제 눈물을 닦고 축제를 열어야 한다. 구름 뒤에 감추어진 태양을 소망의 눈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 시인은 거듭 말한다. 더 이상 운명의 족쇄에 자신을 맡겨서는 안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