不醉無歸(불취무귀)! ‘취하지 않은 자, 돌아갈 수 없다!’
이 낭만적인 어명(御命)은 백성을 위로하기 위한 정조대왕의 멋진 건배사이다.
백성을 어여삐 여긴 정조대왕의 민(民)과 소통방식이고 사랑이다.
만백성이 평안을 누리는 태평성세(太平聖歲)를 만들겠다는 다짐이기도 하다.
이렇듯 나라를 다스리는 데에도 유용한 술은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과유불급(過猶不及)이다.
적당량을 지키지 않아 심한 주사(酒邪)로 타인에게 고통을 준다. 주사의 종류도 각인각색(各人各色)이다.
유체이탈의 경지에 이르러 잠들어 버리는 사람이나 우는 건 애교수준이다. 비교적 피해가 적다.
술만 취하면 어딘지도 모르고 정신없이 달리는 사람도 있다. 교통사고가 위험하니 잡으려고 같이 미친놈처럼 뛰었다. 점점 나이가 들어 지치니 인명재천(人命在天)이려니 하고 포기하게 되었다.
아가리(?)에 과하게 술을 투여한 후, 인간병기가 되어 술집의 기물을 파손하고, 주차된 승용차의 백미러를 발로 차 부수고, 지나가는 행인에게도 행패를 부린다. 가끔 강호(江湖)의 고수(高手)를 만나 쌍코피 터지도록 맞아도 술기운에 고통을 거의 느끼지 않는지 히죽 웃는다. 이런 미친 인간들은 거의 인맥다이어트가 되었다.
노년에 접어드니 단지 물리적으로만 비폭력적인 주사(酒邪)로 인해 정신적으로 힘들다.
평소에 순한 양처럼 조용하던 사람이 술 몇 잔 들어가면 발정난 변강쇠가 되어 껄떡대는 건 기본이고, 열혈남아·애국지사로 변신하여 열변을 토한다. 친밀감도 없는 사람에게 육두문자를 섞어가며 야자타임을 갖는다. 그러다 젊은 후배에게 호되게 당할까 걱정이다. 후생가외(後生可畏)라는 공자님 말씀도 있다.
목구멍을 통과한 술잔 수에 비례하여 시나브로 말이 많아진다.
"나불나불 어쩌구 저쩌구 이렇구 저렇구 나불나불... 알아들어? 알아들어?" 계속 다그쳐 물으며 듣는가를 확인한다. 다 개소리뿐인데 뭘 알아들어야 하나. 그냥 주둥아리를 꿰맬 공업용 미싱이 생각날 뿐이다.
더치토크(Dutch+Talk)··· 말도 ‘1/n 정신’이 절실하다.
세 사람이 모이면 3분의 1만큼, 네 사람이 모이면 4분의 1만큼만 이야기하라는 거다.
말을 많이 하면 안 된다. 남들이 지혜를 얻기 위해 나를 만나는 것은 아니다.
우리 연륜이면 나름대로 정치·경제·사회·문화에서 자기 생각과 취향이 있으며, 얼마든지 대거리할 정도는 되지만 귀찮아서 듣는 척하는 것이다.
말이 많은 사람은 자신의 자랑거리를 다른 참석자들이 전혀 궁금해 하지 않으며, 귓등으로 듣고 있을 뿐이라는 사실을 모른다.
‘주중무언 진군자(酒中無言 眞君子)’ 술깬 후 돌아보면 이거슨(?) 언제나 진리...... 가슴에 새겨야할 명구이다.
가뭄에 콩 나듯 어쩌다 한 번 술값 계산하면서 지갑 꺼내들고 손에 침 발라가며 돈세는 객기를 부린다. 한껏 생색내면서 돈을 내면 전혀 고맙지 않다. 조용히 화장실 가는 척하고 계산하면 얼마나 좋으냐? 그것이 벗에 대한 배려이며 인품을 갖춘 사람의 아름다운 행동이다.
술을 곧장 목구멍에다 탁 털어 넣는 짓은 하지말자. 혀에 닿지 않으면 무슨 맛을 알겠느냐?
술은 우리의 인생을 노래하는 멜로디이며 삶의 윤활유이다. 기분 좋게 즐겨라.
물고기가 물과 싸우지 않듯이 호주가(好酒家)는 술과 싸우지 않는다.
혈중 알코올 농도별 심신(心身)의 변화 (65kg의 건강한 성인 남자 기준)
혈중 알코올 농도(%) |
음주량 25%소주(5% 355ml 캔) |
신체 변화 |
정신 변화 |
해독시간 |
|
0.03 |
2잔 (맥주2캔) |
근육이완 |
기분 UP |
2시간 |
|
0.06 |
3잔 (맥주3캔) |
행동이 둔해짐 |
해방감을 느낌 |
4시간 |
|
0.08 |
5잔 (맥주5캔) |
몸의 운동능력 저하됨 |
낙관론자, 자신감 상승 |
6시간 |
|
0.10 |
1병 (맥주7캔) |
몸의 균형을 잡기 어려움 |
판단력 저하 |
8시간 |
|
0.20 |
1.5병 (맥주10캔) |
이동시 도움 필요 |
정신 혼란 |
9시간 |
|
0.30 |
2병 (맥주14캔) |
인사불성, 몸을 겨우 가눔 |
기억상실, 개가 됨 |
12시간 |
|
0.50 |
3병 (맥주21캔) |
호흡부전으로 사망 위험 |
저승사자 면담 |
의사 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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