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들아,
네가 오로지 너의 아기만을 생각하듯 아빠가 너를 생각함도 똑같다. 지금까지는 한결같은 마음으로 너를 보살피는 것이 아빠의 삶이었지만 이제부터는 사랑의 방식이 바뀌지 않을 수 없게 되었구나.
세월이 흐르면서 네가 부모의 둥지를 떠나 가정을 일구었으니 아빠는 너의 가정이 평안하기를 기원하며 저만치 떨어져서 지켜보는 즐거움으로 살아갈 때가 되었다. 너의 힘찬 날갯짓을 보고 싶구나. 훨~ 훨~ 날아라.
아빠는 나이가 들었음을 인정하고, 남은여생은 너에게 짐이 되지 않게만 살아가려 한다. 엄마의 생각도 아빠와 같다. 다만, 아빠가 없으면 엄마를 정성으로 모셔라.
▽ 思仁堂 鄭在順 女史와 孫女 金度演, 金度誾

왠지 자식들에게 미안할 때가 많다. 뭔 진 모르지만 그냥 미안한 마음이 든다.
미필적 고의에 의한 거칠고 힘겨운 세상이 되게 방관하고선
"아들아, 넌 멋지게 잘 살아야 한다." 라고하기엔 뻔뻔스러운 거 같고,
사는 게 팔자소관이니 그냥 되는대로 네 재주껏 살라고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너희는 아버지처럼 살지 마라" 라고 할 수도 없다.
왜냐하면 내 삶이 남달리 파란만장했거나 슬프고 힘겨운 인생만도 아니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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