慈遊到人(자유도인)

松巖 吾,謙螙. 무엇을 사유(思惟)하며 사는가?

만필 잡록(漫筆雜錄)

★ 건강관리/정신건강

☆ 자유도인(慈遊到人)이 머무는 케렌시아(Querencia)

松巖/太平居士 2022. 12. 6. 13:43

오겸두(吾謙螙)'세심처(洗心處)'
평범한 지구인(地球人)들과 사귀며 즐겁게 지내고자 하는데 옛 선인(仙人)들처럼 속세를 피해 자연 속에서 은둔자(隱遁者)생활을 할 수 있겠는가? 그러한 이유로 번잡한 시중(巿中) 한쪽 구석의 '세심처(洗心處)'에서 겸손한 마음가짐으로 벌레(螙)보다도 더 낮게 몸을 의탁하고 지낸다. 시끄러운 곳에 살고 있지만 마음이 고요하므로 호젓한 자연(自然) 속에 사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굳이 은거(隱居)의 종류로 구별하면 이것을 시은(市隱)이라 하는데, 속세를 벗어나 자연 속에 은거하는 소은(小隱)보다 더 높은 경지라고 한다. 그만큼 실행(實行)에 옮기기 어려운 대은(大隱)이기 때문이다.

'세심처(洗心處)'에서 60m 떨어진 곳에 에버라인의 전대·에버랜드역’이 있다. 전차의 배차간격이 3~6분인데 시간에 맞춰 오가는 지구인을 내려다보는 것도 색다른 느낌이다. 음악이 흐르는 1층에서 세심(洗心)으로 마음이 평화롭고 자유로워지면, *심조단계(心調段階)를 거쳐 2층인 소소루(小小樓)에 오른다. 높은 곳에서 독서나 끾주(喫酒)를 하며 간간이 굽어보는 거리풍경은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타인을 관찰할 수 있어서 무척 흥미롭다. 옛 선비들이 산위에 팔각정을 짓고 세상을 관조(觀照)하는 재미로 살아간 이유를 알 듯하다.
*〔심조단계(心調段階)는 마음을 조절하여 품격을 높이는 과정이라는 의미로 계단조심(階段操心)을 거꾸로 한 것이다.〕

미국 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의 켄터키 통나무집과 미국의 철학자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가 월든 호숫가에 지은 소박한 작은집을 직접 가보고 느낌을 벤치마킹하여 지은 '세심처(洗心處)'는 ‘생활공간과 망루를 결합한 오두막’이며 손수 설계하고 감리를 한 것이어서 애착이 크다.
어떤 친구는 여름에는 찜통처럼 더울 것이고 겨울을 나려면 추워서 고생할 거라고 걱정을 하는 척 한다. 동물들은 적당히 은폐된 곳에 보금자리를 만들고 그 집의 온도를 체온으로만 조절하며 거뜬히 생존한다는 것을 내 익히 알지만, 나는 혹서에 대비하여 각층에 에어컨디셔너를 설치하였고, 겨울을 버티기 위한 준비로 방바닥을 덥히는 난방장치와 집안 공기를 따뜻하게 할 히터를 마련하여 보온대책을 세웠다. 밖에서 몹시 덥거나 차가운 외부기온에 장시간 노출되었을 때라도 안락한 집안으로 들어오면 곧바로 몸의 컨디션이 회복되어 생명유지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이런 점들만을 비교한다면 가장 호화스러운 저택이라 할지라도 '세심처(洗心處)'보다 그다지 내세울 것이 없을 것이다.
주거공간이 아무리 완벽하다 해도 지구환경이 급격하게 변하여 상상하기 어려운 기후위기가 닥쳐온다면 대부분의 식물과 동물이 멸종하고 결국에는 모든 인간의 목숨이 어찌될지는 추측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우리가 간과하지 말아야할 것은 인간의 욕심을 제어하지 못하여 환경위기에 슬기롭게 대처하지 못하면 인류세의 종말을 고하는 대멸종의 시기가 다가온다는 사실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집의 용도가 대체 무엇인지에 대해 사유(思惟)해 본적도 없을 것이다. 그저 이웃들이 살고 있는 정도 크기의 집을 소유해야 한다는 허황된 이유로 불필요하게 가난에 쪼들린다. 사실상 은행 소유의 집에서 평생 월세를 살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
사람들은 거의가 큰 집을 소유하기 위해 오랫동안 열심히 일을 하지만, 나는 가능하면 자유롭고 가볍게 살기를 원하므로 큰 집은 향유(享有)하고 싶지 않다. 적게 가지면 가질수록, 그만큼 잃어버릴 것도 적어 마음이 평온해지며, 잃는 것이 적을수록 더 많은 자유를 누리게 된다. 커다란 나의 집은 내 영혼뿐이다.

'세심처(洗心處)'의 좋은 점은  지팡이에 의지한 노구(老軀)를 이끌고 넓은 정원을 거쳐 힘겹게 집안에 들어가지 않는다. 여름이면 뽑고 뽑아도 끈질기게 자라는 잡초를 신경 써야 할 마당이 없으므로 당연히 겨울에도 쌓인 눈을 치울 일이 없으니 얼마나 편하고 좋은가? 길에서 바로 문을 열고 집안으로 들어가면 지친 발걸음을 더 옮길 필요 없이 즉시 손을 씻고 밥을 먹고 잠자리에 들 수 있어서 더 이상 바랄 나위가 없다. 가구도 없으니 미니멀 라이프(minimal life)이다. 집안의 물품은 한 눈에 둘러볼 수 있고, 작은 실내는 손수 청소하고 살기에 더 없이 좋다. 사는데 꼭 필요한 살림도구는 갖추고 있으나 별로 정리할 것이 없어 소소루(小小樓) 선반의 책만 뺏다 꽂았다 할 뿐이다. 작은 냉장고가 있는데 늘 텅 비어 있는 이유는 문밖 100보 거리에 위치한 마트가 나의 큰 냉장고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집근처에 셀프빨래방이 있어 세탁기는 필요치 않고, 색다른 차를 마시고 싶은 충동이 생기면 집 앞의 카페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100m 이내에 식당도 즐비하다.

경험을 통해 체득한 바에 의하면, 더 많은 기쁨을 느끼기 위한 삶을 살고자 한다면, 가능한 한 자유롭게, 아무런 직분(職分)이 없는 삶을 영위(營爲)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사업장이든 농장이든 직장이든 일에 묶이면 감옥에 갇힌 것과 그다지 다를 바가 없다. 그렇기에 간섭 없이 쉴 수 있는 피난처·안식처는 자유인에게 필요충분조건이다.
공들여 지은 오두막 '세심처(洗心處)'는 인간에게 자유를 부여(賦與)하는 곳이며, ‘고립되지 않은 고독(孤獨 高獨)’ 속에서 편히 쉬는 케렌시아(Querencia)이다.

 

방문은 환영하되 초대하지는 않는다.(Welcome to visit, but not to invite.)
평온한 마음으로 올바른 길을 진솔하게 찾고 있는 *선비를 기쁜 마음으로 반갑게 맞이하여 여유로운 마음으로 아름답게 즐기는 곳이다. 허물없이 찾아오는 지구인 벗들이여! 대환영이다. 술 한 잔 하고 가시게.
*〔선비 ; 학식과 인품을 갖춘 사람으로 원칙과 신의를 소중히 여기며, 재물을 탐내지 않는 인격체〕
 
 

太平老人 吾謙螙

 
 

慈遊到人의 洗心處

 

세심(洗心)으로 마음이 평화롭고 자유로워지면, 심조단계(心調段階)를 거쳐 2층 소소루(小小樓) 오르는 계단

 

소소루(小小樓)
小窓多明 使我久坐 (소창다명 사아구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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