慈遊到人(자유도인)

松巖 吾,謙螙. 무엇을 사유(思惟)하며 사는가?

만필 잡록(漫筆雜錄)

★ 정보*지식 갈무리

실명경피속

松巖/太平居士 2021. 8. 27. 12:19

한자문화권에서는 사람의 이름을 직접 부르는 것이 예의에 어긋난다는 인식이 오래 전부터 있어왔습니다. ‘실명경피속’이라고 하지요. 우리가 부모님의 이름을 언급할 때, ‘홍길동’ 이라고 부르지 않고 ‘홍, 길자, 동자’라고 부르는 것이 그 흔적이라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옛 조상들이 본명 외에 ‘호(號)’를 썼던 것도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않기 위해서였지요.

 

[]란 우리나라나 중국에서 본명 외에 허물없이 부르기 위해 이름 대신 쓰는 호칭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기도 합니다. 현대인은 하나의 이름으로 평생을 살아가지만 과거의 선비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일단 태어나며 어릴 적 이름은 ‘아명(兒名)’이 주어집니다. ‘아명’은 대개 깊고 큰 의미보단 '붓들'이 같은 다소 우스꽝스럽고 귀여운 이름이지요. 그러다 성인이 되면 우리가 아는 이름이 부모로부터 주어집니다. 김○○이 그것이지요. 그리고 학문을 연마하는 과정에서 주로 스승으로부터 '자(字)'가 주어지며 학문적 교류를 하면서 자신의 길을 개척하는 과정에서 자신이나 친구들이 그에 걸맞은 '호(號)'를 붙여줍니다. 자신의 이름이 성인이 되어가며 부모로부터 주어지다가 스승 및 친구 그리고 자신으로 이어지는 것이지요. 즉, 옛 시대의 이름 짓기는 주체성의 확립이자 홀로서기를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직(職)에서 물러나 한가히 지내는 노년에는 스스로 자신의 이름을 지어 의미있는 삶을 추구하는 것도 좋습니다. 수십 년을 父의 성으로 살아 왔으니 남은여생은 어머니의 사랑을 추억하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기위해 母의 성을 써서 이름을 바꾸기도 하는데 '노명(老名)'이라고 칭할 수 있겠지요.

- 오겸두(吾謙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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