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사선생의 난초 그림에 이어 추사체라는 명품 글씨를 올립니다.
추사를 함부로 논하기 힘든 첫번째 이유는 추사의 글씨, 이른바 추사체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데서 시작된다.
추사체는 대단히 개성적인 글씨이다. 일반적인 아름다움, 평범하고 교과서적인 미감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추사의 글씨에서 차라리 괴이함과 당혹감을 느끼는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바로 그 괴이함이 그의 예술적 개성이자 높은 경지의 아름다움이라는 것이다.
추사는 정통적인 순미, 우미가 아니라 반대로 추, 미학용어로 말해서미적 범주로서의 추미를 추구했다. 즉 파격의 아름다움, 개성으로서 괴를 나타낸 것이 추사체의 본질이자 매력인 것이다.
우리는 흔히 한마디로 추사체라고 쉽게 말하지만 추사체의 실체를 보면 매우 다양하여 과연 어떤 글씨를 추사체라고 하는지 한 마디로 정의 내리기가 매우 힘들다.
예를 들어 추사의 대표작 중 하나로 손꼽히는 <잔서완석루>, <선게비불>, 그리고 <판전> 같은 작품에서는 서체상 어떤 공통점을 찾아내기가 힘들다.
공통점이 있다면 모두 개성이 강한 글씨라는 점 뿐이다.
추사선생의 현판 중에 서첩글씨와 나무현판으로 전하는 재미있는 작품이 있다. 그것은 <일독 이호색 삼음주>라는 현판이다.
추사 글씨의 전서기와 글자 구성에서 멋이 느껴지고 단아한 가운데 흥취가 엿보인다.
그 내용을 살피자면, 호색과 술을 얘기하는 중 공부를 말한 것이 신기한 것인지, 공부를 말하는 중 호색과 술을 말하는 것이 이상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어쨋거나 완당이 고지식한 선비만은 아니었고 어떤 면에서는 솔직한 인간적 쾌락을 표현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글과 글씨가 제일 마음에 든다)
추사선생의 글씨 중에서 가장 가지고 싶은 작품으로 손꼽는 것이 <명선>이라는 이 글씨이다.
이 작품은 초의선사가 보내 준 차에 대한 답례로 쓴 것인데 그 필의가 <백석신군비>에 있음을 협서로 정확히 밝혀 두었다.
>초의가 스스로 만든 차를 보내왔는데, 몽정차나 노아차 못지 않았다. 이 글씨를 써서 보답하는데 <백석신군비>의 필의로 쓴다. >
이 글씨는 중후하고 졸한 멋의 <명선> 두 글자 양 옆에 작고 가늘며 흐름이 경쾌한 행서가 치장되어 있어 작품의 구성미도 가히 일품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 경지란 <명선>이 다선일치를 말하듯 서선일치라고나 할까.
---동기생들의 감상에 도움이 되게 <완당평전>에서 발췌하였습니다.>----무릉도원/김치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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