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巖/太平居士 2014. 5. 9. 13:48

지구인의 생 (5)

 

                      오겸두

 

해는 저물고 갈 길은 먼데

세파에 쩔어 후즐근한 몰골로

아직,

뉘 위하여 헤매고 있느냐

 

달콤한 한 잔 술 쐬주에 취해

흐릿한 煙속의 生을 보느냐

아서라,

어차피 인생은 연극인 것을

 

덧없는 세월은 낯만 붉히고

얼룩진 손바닥엔 지문조차 없는데

보아라,

표정 없는 얼굴은 웃고 있구나

 

흔들리는 땅 위의 텅 빈 무대에서

연주를 끝내고 코트를 입어라

그리고

부드럽게 아주 부드럽게 외쳐라

사격 중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