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巖/太平居士 2014. 5. 9. 13:47

지구인의 생 (3)

 

                       오겸두

 

아가리엔 비누 거품을 물고

썩은 뼈다귀의 자력에 끌려

미로를 헤매는

개 같은 삶의 행진이 있다

 

인생의 모서리에

가려운 곳을 비벼대며

생사의 갈림길임을 모르고

작은 행복이라 여긴다

 

뿌연 담배 연기가

전장의 포연처럼 흩날리는

각진 작은 공간에서

네 발바닥을 비벼대며

스스로를 위안하는 비굴한 인생들

 

숨 막히도록 쓸쓸한 주일(酒日) 끝 시간에

나와 지구의 종말이 일치함을 아는 냥

썩은 물의 흥겨움에 젖어

오늘도 몸통을 갉아 먹는 生 生 生

 

먼 곳의

시계 초침이 작게 작게 짹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