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巖/太平居士 2014. 5. 9. 13:46

지구인의 생 (1)

 

                        오겸두

 

창도 방패도 없이 전장에 휩쓸린다

생사의 갈림길 잊혀 진 주검 위에

영웅 찬가

 

피 묻은 상처의 흔적은 씻기었고

연기처럼 공허한 실소를 머금고

생의 찬미

 

죽이고 살아난 자, 죽었다 살아난 자

허우적거리며 전리품을 노려보다

어우러져 물고 뜯는다

 

어깨 감싸 토닥여주는 밀어에

영원한 승자도 패자도 없는

질서정연한 아비규환

 

희망과 절망을 고이 간직하고

가진 자, 가졌던 자, 갖고 싶은 자

한데 어우러져 안개 속을 헤맨다

 

그리고

그 속의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