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巖/太平居士 2023. 3. 29. 13:36

현실 직시

                  - 吾謙螙 -

 

여럿이 어울려 술은 마시고 싶은데

계산할 때 내 돈은 아끼고 싶고,

 

벗과 돈독한 우의를 다지고 싶은데

돈 꿔 달라고 하면 난처하고,

 

착하게 살고는 싶은데

나만 바보 되는 것 같고,

 

여행은 다니고 싶은데

내 시간은 늘 바쁘고,

 

자신을 낮추며 살고는 싶은데

만만하게 보일까봐 걱정이고,

 

동무들과 노닥거릴 때는 좋은데

시시로 귀찮아서 나 홀로 즐기고,

 

사랑의 잔소리가 그저 싫진 않은데 이따금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자유롭고 싶고,

 

이런즉  어벙해서인가? 쪼잔한 건가?

무지몽매한  멍텅구리가 된 건가.